[굿푸드뉴스 단독기획기사] 구직자 울리는 '정부 기관에서 앞서서 하는 채용시험 갑질' 실태 보고
2017/03/29 19:2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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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일반 사기업보다도 정부쪽 기관이나 단체가 더욱 비상식적인 것 같아요. 돈은 돈대로 낭비고, 시간 낭비에 마음까지 상처를 받으니, 채용 공고가 떠도 진정성이 있는 채용공고인지부터 의심이 가요.“ 
 
 지난 해 다니던 방송사에서 소속 부서의 계약직 직원들을 모두 재계약하지 않으면서 졸지에 백수로 전락한 박철민(가명, 37세)씨는 얼마전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모 방송사 시험에서 정말 황당하면서도 억울한 일을 겪었다.
 
 비정규직 법안 때문에 재계약이 되지 않아 억울한 마음을 가졌지만 처음 구직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력과 스펙, 인성 등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시험에 응시하면 금새 재취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재계약이 안된 이유가 박씨 본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으며 번번히 최종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던 그는 최근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모 방송사의 채용 공고를 보고 드디어 재취업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채용공고에서 원하는 조건에 그가 가지고 있는 경력 사항들이 상당히 부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채용공고를 확인한 후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던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자신이 본 채용공고는 처음 나온 것이 아니라 임용자 숫자와 지원자의 숫자가 동일하기 때문에 서울시 조례에 따라서 재공고가 난 것이라고 써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각종 취업사이트를 꼼꼼히 살피던 그이기에 자신이 처음의 공고를 못봤다는 점도 의아했고,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알만한 방송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미달이 났다는 점도 이상했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던 그는 입사지원서를 작성하였고, 이메일이나 우편접수가 가능한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이곳에서 원하는 데로 서울시에 들러 7000원짜리 인지를 구입하여 지원서에 붙인 이후에 다시 해당 방송사에 가서 지원서를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였다. 다행히도 그는 서류전형을 합격하였고, 방송사로 재취업을 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가지고 면접시험장에 나갔다.
 
 그런데 그는 면접시험장에서 황당한 마음을 감추기가 쉽지 않았다. 서류전형을 합격하고 최종 면접에 올라간 후보는 박씨를 포함한 총 3명. 그 중에 재공고를 통해 서류전형을 합격한 사람은 박씨가 유일했고, 나머지 2명은 박씨가 미처 보지도 못했던 처음 채용공고때 지원자수 미달로 인해 서류전형이 합격되었던 사람들인데, 알고보니 그 사람들은 현재 해당 방송사에서 10년 이상씩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저는 당연히 경력자를 뽑는 일반적인 공고라고 생각했죠. 자기네 직원 재계약을 위한 채용공고라면 외부에 공고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제 소중한 시간과 7000원이라는 돈이 작아보일 수도 있지만, 직장이 없는 상태에서 구직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소중한 금액이에요. 지원서 제출할 때와 면접 보던날 왔다 갔다 하면서 든 차비와 중식비 등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쳐두요. 게다가 면접비를 주기는 커녕 오히려 인지대를 요구한다니, 정말 정부쪽에서 운영하는 기관들이 더 한심하고, 진정한 ‘갑’ 마인드로 무장이 된 집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해당 채용은 그의 예상대로 내부직원 2명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랐고, 박씨는 탈락했다. 박씨만 없었다면 서울시 조례에 따라 임용예정자 숫자인 2명과 지원자 2명이 동수이기 때문에 채용과정 진행이 어려웠었겠지만, 박씨가 해당 채용과정에 들러리를 서 주면서 서울시 조례에 합당한 채용이 되었다.

 그는 억울한 마음에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경력자들이 정보공유를 위해 자주 찾는 모 포털사이트의 까페를 찾아 해당 방송사에 대한 채용공고 정보를 찾아보았다. 그 까페에는 과거에도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해당 방송사는 내부 직원 재계약을 위해 순수한 구직자들을 우롱한 적이 있다는 내용을 발견했다. 또한 이 내용을 가지고 작년 2월에 ‘미디어오늘’에서 문제 제기를 하면서 해당 방송사의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뉴스도 찾을 수 있었다. 당시에 해당 방송사의 사장은 

 “우리가 만든 제도가 아니라 대통령령과 안전행정부 예규에 따른 임기제공무원이기에 서울시 조례로도 바꿀 수가 없다. 일반 방송국처럼 운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안행부가 추천한 인사들이 면접 심사위원을 맡는 등 채용과정에서도 우리의 자율성이 적다”며 “우리가 독립기구가 되고, 우리가 직접 우리 직원을 뽑는 식이라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동일한 문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 사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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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현 기자 invisible2@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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